벌써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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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2011-07-25 19: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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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만 건강해지시면.. 어디든지 가서 일 하실 수 있으시네요~ 능력이 있으시니까
얼른 나으셔서 멈춘 시계 다시 작동? 하시고.. 외로움을 떨쳐 버릴 수 있게 여친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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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외계인2011-07-25 22: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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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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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2011-07-25 23: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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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2012년인줄 알고 살아왔어요 ㅠ
힘드시겠어요.
화이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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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2011-07-26 13: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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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긴 병에 효자없고 친구없기 마련인데 그 정도면 인맥관리 훌륭하시고만요 멀...
그분들 말처럼 건강챙기는 게 우선이죠.
예의상, 혹은 난처한 순간을 모면하려 말하신게 아닐거에요.
지성님 무지 젊습니다.
병이란 놈이 육체를 좀먹고 덩달아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어서 그렇지, 일단 몸이 좀 살만하면 틀림없이 재기할 수 있어요.
지금 그 초조함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힘 내시라고 드리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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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지 벌써 일년....
나의 머리시계는 아직도 2010년에 고정되어 있다.
내 모든것이 2010년에 고정되어 있다고 봐도 된다.
아직 나는 2010년의 사람이다....
세상만 2011년이 되었고 나는 아직도 2010년의 생각을 갖고 있다.
어느덧 8월이다.
내가 첫 발병한것이 작년 8월...
이제 일년....
8월초엔 아마도 마지막이 될 수술을 할듯 하다.
그럼 8월 중순정도면 정말 마지막인 퇴원을 하겠지....
하지만 치료의 제약이 따라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당분간 불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든 5~6시간에 한번씩 좌욕치료를 해야한다.
그럼 실질적인 사회복귀는 9월이나 10월...
그 전까지 죽어라 운동하며 살을 찌우도록 하면 되려나....
모든것이 힘들다.
무엇보다 힘든것은 끝없는 외로움.
남은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년동안 모든 인맥이 끊기고
모든 친구들이 끊기고
여자는 물론 다른 사람이라는 생물과 손끝을 대본적도 없다.
이 외로움속에 예전사람은 보기좋게 잘살라는 말을 남기고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인맥들에게 하나하나 전화를 해본다.
일딴 먹고 살 걱정부터 해본다.
첫번째로 가장 믿는사람(나보다 두살 어리지만 멋진 사장)에게 먼저 연락해본다.
사업을 하나 크게 벌렸단다. 직원만 벌써 13명이란다.
지금 개발자는 없는데 내가 8월후쯤이 될듯 하다고 하니 머뭇거린다.
신경써본다는 말로 끝맺음을 낸다... 위험하구나... 일년이 너무 길었지...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본다. 사업이라는게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아주 오래전부터 같이 일했던 형(지금은 큰회사 사장)에게 전화해본다.
니 낫기만 하란다. 바로 먹고살건 챙겨준단다. 전화만 하란다.
니자리는 지금도 비워놨단다. 당장이라도 들어오란다.
어차피 지금 쓰고 있는 개발자는 니 임시대용이란다.
그런 험한말을 지금 개발자가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잠깐 생각해본다.
여튼 고마운 형이다.
일딴 먹고 살건 하나 완벽히 찜해놨다.
이 형이라면 400이상 챙겨주는건 쉬운형이니 당분간이라도 형이랑 지내도 되겠다.
위의 같이 일했던 형이랑 같이 일했던 회사의 사장님한테 전화해본다.
거의 2005년때부터 같이 일하다가 단둘이 일하다가 하다가 내가 나온 케이스지...
일딴 건강부터 챙기란다.
니 능력이면 먹고사는건 어려운건 아니니 몸부터 나으면 얘기해보자고 하신다.
연륜에서 나오는 언변이라 확답을 달라고는 못했다.
하지만 나는 당장 건강챙기는것보다 이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힐 확답이 필요했다.
네번째로 처음으로 사회에 나와서 회사라는 곳에 들어갔을때의 사장님께 연락해본다.
그러고보면 나는 어떤 회사에서든지 좋게 나오긴 한것 같다.
물론 끝맺음이 완벽히 깔끔하지 않았더라도 따지고보면 지금까지 다닌 회사의
모든 사장님들을 아직까지 연락하고 지낸다.
생각해보니 그거하나 참 다행인것 같다.
이 사장님은 예전부터 사업을 조그맣게 하는 타입이라 그다지 기대하진 않았다.
그냥 인사만 하고 끊었다. 아주 반가워하는 목소리.
회사로 놀러가면 먹는거 하나는 끝내주게 사주는 타입. 헐..... 지금은 50이 넘으셨군
일딴 먹고 살 걱정을 덜어봤다.
간만에 외박을 하고 나오니 참 웃긴 일들이 펼쳐졌다.
병원에서 같이 지내던 동생들이 하나같이 문병을 왔다 헛탕을 치고 전화를 한것이다.
생긴게 완전 여자 후리고 다니게 생긴놈(29살)은 아 왜 이런날 외박하냐고 구박한다.
나가서 나이트나 가거나 헌팅할때 요긴한 놈이다. 나랑 짝짝꿍도 어느정도 맞고...
내일도 병원으로 온단다. 내일 보면서 담배나 펴야지....
또 한놈(23살)이 왔다가 헛탕치고 갔다. 이놈은 세상시선으로 보면 노는놈 정도 된다.
23살이면 그럴만도 하지... 오토바이 타고 다니다가 갈비가 6개가 나가서
입원했었으나 퇴원한지 한 한달정도 됐는데 외래겸 해서 나보러 왔단다.
이놈이랑도 나중에 술이나 한잔 해야겠다.
메신저에 로그인을 해봤다.
올만 이라는 말로 말을 시작했다.
사실상 내 머리는 1년전의 머리 그대로라 리셋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사람들은 지난 1년동안 수많은 생각을 했겠지만 나는 별로 생각할것도...
궁리할것도 대화할것도 없는 끝없는 외로움속에서 나 혼자만 생각하고
나 혼자만 생활하고 단지 이 병이라는 것 하나에만 매달려서 일년을 보냈으니...
나는 아직도 일년전의 그 마음이기 때문에 모든것이 힘들었다.
잘살고 있나보구나..
기나긴 대화속에 "지금 내가 무슨짓을 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더이상 바랄것도 바랄수도 없는 사람인데 "난 지금 뭐하는거지?" 라고....
"어쩌자고?" "이제와서 갸보고 어쩌라고?"
"갸 차고 나한테 오라고?" "관심좀 가져달라고?"
참 사람이란게 독방에 가둬놓고 시계를 주지 않고 일년을 가둬놓으면
나같이 되겠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
갑갑하며 신선하고 외로우며 괴롭고 슬프며 웃기며 억울하며 분하고
서러우며 원망스러운 수많은 감정들이 머릿속을 수많은 실타래로 꼬아놓고 나간다.
정리가 되지 않자. 정리를 하기 위해 이런 일기를 작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튼 간만에 나온 외박....
6월 1일에 입원하여
6월 12일에 MRI촬영
6월 15일 I/D수술
7월 14일에 장루내시경 검사
7월 16일에 MRI 재 촬영
그리고 오늘.... 앞으로 남은건 의사의 결단뿐이다.
정말 빠르면 7월말 느리면 8월초엔 다시 I/D수술을 하든 장루복원수술을 하든.
둘중에 하나는 할 것이다.
I/D수술을 또 하면 정말 자살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길 바래야지.
하루빨리 내 배에 달려있는 이 배변주머니를 떼어버리고 몸 다시 만들어서
바닷가에 몸을 담고 머릿속을 텅비워 지워버리는 상상을 해본다.
ps : 쿨걸아. 나 요즘 이마에 여드름이 좀 마니 난다. 맨날 세수만 하고
아무것도 안바르고 피부관리 전혀 안했더니 그런갑다.
톡톡이도 쓰고는 있는데 전에 샵하다 남은것중에 피부 관리 할만한것 좀
있으면 붙이고 청구해주라. 미백,피지제거,모공축소 등등되면 좋겠다.
서울시 노원구 상계6동 상계백병원 1019호 임현석.
2011년 7월 25일... 아직도 31살에 머물러 있는 80년생 임현석